"건설사 포트폴리오 감소 및 분산 효과를 위해 홈플러스 3개월몰 전단채 소개해드립니다. 비건설사중에서 가장 매력있는 전단채 중 하나입니다. 거대 사모펀드인 MBK가 지분 100% 보유중이라 안전성도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회사 내 특이사항 없고, 선호 업종이라 3개월만 투자하셔도 좋겠습니다. 확인 후 말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긴급 간담회' 현장에서 만난 피해자 한미영(가명)씨가 보여준 문자다.
한씨는 "1월쯤 증권사에서 온 문자 내용"이라며 "증권사 직원이 'MBK가 망하나, 홈플러스가 망하나?'라고 말하며 회사 내 특이사항 없다는 문자까지 보낼 정도로 자신하셨다"고 전했다. 이 문자가 온 지 겨우 두 달이 지난 3월 4일,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홈플러스 물품구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다"면서 "뭘, 더 달라는 것 아니다. 부디 제발 돈 좀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간담회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주관), 김남근·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자산유동화증권 전자단기사채(전단채)는 기업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전자 방식으로 발행·유통하는 채권을 말한다. 홈플러스는 카드대금채권을 유동화한 경우였다.
홈플러스 전단채 투자자들 절규... "제발 돈 좀 돌려주세요"
이날 간담회에서 이의환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현재까지 홈플러스 전단채는 개인 676명에게 총 2075억 원을 판매했다. MBK 김병주 회장은 사재를 털어 모든 피해자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40대 주부이자 남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일을 돕고 있다는 피해자 한미영(가명)씨는 "지난 1월 말 홈플러스 전단채에 10억 원가량을 회사 명의로 가입했다"며 "투자한 돈은 직원들 월급, 사무실 월세 등으로 나가는 목숨 같은 돈이다"며 울먹거렸다.
그는 "가입 당시 나는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이 채권이 홈플러스가 물품을 구입하는 데 쓰는 3개월짜리 단기 채권이며, 신용 보강을 홈플러스가 한다고 들었다"며 "나는 이것이 그렇게 위험한지도,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내려가도 돈이 다 묶여버린다는 사실조차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남편하고 둘이 매일 울면서 길바닥에 나앉을 생각까지 하고 있다. 하루하루 너무 지옥 같고 너무 너무 힘들다"며 "회사 직원들 월급도 주고 예전처럼 살 수 있게 홈플러스와 MBK 회장님이 결정해달라. 제발 돈 좀 돌려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세금을 투자했다는 최성림(가명)씨는 "전세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올려줘야 해서 돈을 열심히 모았다"면서 "증권사에서 돈을 그냥 두기 아까우니 이자를 받으라는 권유로 올해 1월 홈플러스 채권 3억 원을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홈플러스는 안전해서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 위약금 때문에 전세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고 그 큰 돈을 (전세자금 지급 시기인) 두 달 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다른 투자자 피해자들처럼 잠도 못 자고 홈플러스 기사만 찾아보고 침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