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심곡해변 인근에서 자생하는 해조류 '고르매'(누덕나물)가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이했다. 청정한 동해의 암반 지역에서 자라는 고르매는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강릉 주민들에게 봄철 별미로 사랑받아왔다.
'고르매'는 관광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강릉 지역에서는 봄을 알리는 친숙한 식재료다. 신선하고 짭조름한 맛과 풍부한 식감으로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고르매는 강릉의 오랜 전통을 간직한 특별한 봄철 선물로 여겨지고 있다.
고르매는 솜털목 고리맷과에 속하는 갈조류로, 강원특별자치도 고성에서 강릉 지역의 조간대에서 자생한다. 1월에 자라기 시작해 3월에 크게 자라다가 5월이나 6월에 사라진다. 보통 2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채취한다.
고르매는 김보다 두껍고 거칠며, 표면이 누덕누덕한 모양을 하고 있어 '누덕나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투박한 외형과 달리 깊은 감칠맛을 자랑하며, 강릉 주민들은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다. 보통 김처럼 구워서 먹거나 국에 넣어 감칠맛을 더하며, 말려서 보관한 후 나물처럼 무쳐 먹기도 한다.
특히 고르매는 음력 동짓날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시기다. 이때를 놓치면 제철의 진한 풍미를 느끼기 어렵다. 동해안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동안 봄철 보양식으로 여겨져 왔으며, 바다에서 직접 채취해 가족과 나눠 먹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철 맞은 고르매 수확 현장
3월 24일, 강릉 심곡해변에서는 고르매 수확이 한창이다. 갯바위 주변에는 갓 자란 고르매가 짙푸른 빛을 띠며 바다의 향기를 머금고 있다. 해안가의 여인들은 얕은 물가의 암반에서 고르매를 손으로 하나하나 직접 뜯어낸다. 채취한 고르매는 바닷물에 흔들어 이물질을 제거한 후, 김처럼 발에 말린다.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 여성인 손춘연(58세)씨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고른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바다의 짠내를 맡으며 고르매를 채취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자 삶의 의미가 된다"며, 이 시기에는 바다에서 직접 고르매를 뜯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