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직접 본 한국적 초현실주의, 새롭고 놀랍다
2025-04-30 19:57:30
전사랑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오는 7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초현실주의와 한국 근대미술' 전에서는 1950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1950년에서 1980년 사이, 드물고 희귀하게 초현실주의 작품을 이어간 화가들(김욱규, 김종남, 일유 김종하, 신영헌 등) 6명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20세기 한국미술사에서 소홀히 다루어진 작가를 발굴, 재조명해서 보다 풍요로운 미술사를 복원하겠다"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기획에 맞게, 이번에 접한 생소한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들은 신선하고, 놀라웠다.

덜 알려진 한국의 초현실주의 작품들


초현실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서구의 이성과 합리를 비판하고 꿈, 환상, 무의식, 신비주의 등을 통해 인간 정신을 해방을 꿈꾸며 등장한 사상이다.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사물이 가진 의미를 확장시키고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에 의문을 던진다. 꿈과 환상이 일상적인 세계에 침투하고 꿈과 현실,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또한 인간의 정신 해방을 주장하며 의도적으로 금기를 깨며, 이전의 인간이 추구하던 이성과 합리로 이루어진 체제를 전복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 시기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 한국전쟁과 분단을 경험하고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초현실주의는 그 의도부터 급진적이고 이질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전시도록에서 박혜성 학예연구사가 밝혔듯 "자생성, 독자성, 민족성, 정체성 담론과 실천"이 한국미술에서 무엇보다 우선시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초현실주의 작품을 이어나간 화가들은 대개 고독하게 홀로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고, 스스로를 명명하거나 사회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대신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작업을 이어 나갔다.

그들은 한국 화단과는 거리를 두고 은둔하거나 아예 프랑스나 미국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몰두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초현실주의는 서구 초현실주의 작품에 비해 서정적이고 사적으로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

1 전시실에서는 작가가 초현실주의라고 명명하지는 않았으나 작품 속에서 초현실주의적 감각을 보여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천경자의 <전설>(1962), 박래현의 <여인과 고양이>(1959), 김원숙 <나무 그림자>(1979)와 같은 여성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김원숙의 <나무 그림자>는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여성의 그림자가 나무의 뿌리로 그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여성 화가의 상징적인 자화상을 보여준다.


박래현의 <밤과 낮>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의 여인이 중첩적으로 그려져, 평온해 보이는 '낮의 여인' 뒤에 예민한 감각으로 날이 서 있는 '밤의 여인'이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컸던 당시, 여성화가들의 깊은 내면과 정신세계를 표현하기에 초현실주의는 어쩌면 적확한 화법이 되었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에서 괴리를 느낀 작가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