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재판이 줄줄이 연기됐지만 조희대 대법원의 선거 개입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중차대한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가장 유력한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려한 소행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하기 어렵다. 후보가 누구라도 마찬가지지만 당사자가 이재명이어서 더 고약하다. 만약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의힘 후보였어도 대법원이 그랬을까.
'이재명 죽이기'는 검찰만 그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재명 선거법 재판 1심의 과도한 형량이 의심을 키우더니, 대법원이 쐐기를 박았다. 법원의 이상기류는 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수괴 윤석열을 풀어줬을 때부터 감지됐다. 이제 사법부가 내란 세력의 동조자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게 됐다. 이재명을 서둘러 제거하려한 것도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다.
이재명은 절대로 안 된다는 정서는 검찰과 법원 등 법조 엘리트들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보수정당 엘리트 집단인 국민의힘의 대선 캠페인은 오로지 '반이재명'에 맞춰져 있다.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문수, 한덕수가 단일화 회동에서 유일하게 합의한 게 "이재명이 집권하면 어떤 불행한 일이 있을 것인지 우려했다"는 거였다. 당 지도부는 정당사상 유례없는 '강제 단일화'를 하겠다면서 '이재명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