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기억의 낙원>은 인간이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생과 사, 의식과 인지능력의 한계를 기술로 사고팔 수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과학 서스펜스 소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발할라'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을 조작해, 바라고 원하는 기억으로 만들어주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 SF소설을 읽는 내내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가능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인물 하람은 '조작몽 안락사'를 설계하는 일을 하는 '더 컴퍼니'에 장 교수의 제안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의뢰인들의 바람과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작몽 안락사 서비스가 잘 마무리되어 가족 중 한 명이 행복하고 평온하게 떠날 수 있게 된다면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하는가. 또한 완벽이나 최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최악을 피하고자 하는 의뢰인들의 요구를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 행위가 불법적인 것이더라도 용인해야 하는가. 결론을 낼 수 없는 두서없는 질문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