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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높은 산에서 만난 산성, 참 흥미롭군요
2024-11-15 15:57:54
주간함양
생생했다. 산을 오르는 내내 텍스트로만 접했던 역사가 새롭게 와닿았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맞서 끝까지 항거한 안의 고을 사람들의 불같은 열정이 깃든 역사의 현장 황석산에서 다시 한번 현장의 힘을 느낀 것이다.
이처럼 서하면과 안의면의 경계에 위치한 황석산(1192.5m)은 범상치 않은 바위산으로, 아픈 역사와 위대한 이야기를 동시에 품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산이라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초보 등산러의 함양 산행일기' 두 번째 산행으로 그 기회가 찾아왔다.
완전한 가을로 접어든 10월 25일 오전 그 역사의 현장을 밟고 오르고자 우리는 서하면으로 향했다.
등산에 앞서 황산리에 있는 황암사로 향했다. 황암사는 정유재란 때 순절한 사람들을 봉안하기 위해 설립된 사당으로 황석산성 전투에서 순절한 안음현감 곽준과 함양군수 조종도를 비롯한 3500명의 순국선열들을 봉안했다.
1714년(숙종 40)에 황석산 아래에 사당을 짓고 '황암사'라는 사액을 받았고 해마다 음력 8월 18일에는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황석산성 전투는 1597년 정유재란 당시 황석산성에서 왜군에 맞서 싸운 전투로 백성들과 부녀자들까지 참여한 대규모 전투다. 왜군에 맞서 결사적으로 항전했으나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전멸한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황암사에서의 묵념을 마친 뒤 목적지로 향했다. 기후 문제로 일정이 갑작스럽게 앞당겨져 다소 어수선하게 등산 일정을 앞뒀지만, 사당이 주는 엄숙함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산행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황석산에는 다양한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우전마을 사방댐-황석산성-정상-원점회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전마을 회관에서 들머리인 사방댐까지 약 2km 거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는데 무난한 흙길이 이어졌다.
돌길이 나오고... 정신 바짝 차려야지
그것도 잠시 점점 바위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거친 돌길이 길게 펼쳐진다. 난도가 높지 않은 너덜길이지만, 작은 실수에도 크게 다칠 수 있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오를 때는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내려갈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조심히 돌을 밟으며 오르는 동안 물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다 큰 물줄기와 마주했는데 어느새 피바위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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