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명이 외치는 소리는 간절했다. 지난 23일,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해야 한다는 외침은 부산 벡스코 거리 곳곳에 퍼졌다. 1123 부산 플라스틱 행진(아래, 부산행진)에 전국 환경단체와 시민, 국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부산으로 달려왔다.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가 추진한 이번 부산 행진은 오는 25일부터 열릴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앞두고 전 세계 지도자에게 강력한 생산감축을 포함하는 협약 성안을 촉구했다. 이번 5차 협상회의는 국제플라스틱협약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국제플라스틱협약, 쟁점은?
국경 없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특정 지역과 국가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서는 생산- 소비- 처리 과정 단계에서 플라스틱이 관리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22년 3월, 5차 유엔환경총회(UNEA-5.2)에서 플라스틱 전주기를 다루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자는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우리는 이미 플라스틱 재활용과 해양 오염 대책의 한계를 확인했고, 개별 국가의 노력을 넘어서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아닐까. 그러나 그간 4차례의 회의에서 협상은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 했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 등 의무사항에 대해 공동의 목표를 모든 국가가 이행하도록 하는 의견과 국가별 상황에 맞게 차등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매번 갈렸다. 이번 5차 회의에서의 주요한 쟁점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할 것인지, 협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할 것인지를 꼽을 수 있다.
"이제 그만 좀 만듭시다"
이번 플라스틱 행진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원영 어린이(8세)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공원 한 쪽에 장난감이 가득 쌓인 곳이었다. 그 곳에서 어제까지도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집어 들며 엄마에게 물었다. "왜 여기에 장난감이 있어? 그리고 왜 파란색만 있어?" 망가지고 부서진 장난감으로 바다를 형상화한 전시물이라는 것을, 그 장난감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라고 설명을 들은 정원영 어린이는 장난감을 오래오래 써야겠다고, 오래 오래 쓰도록 어른들이 새 장난감을 안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진에 참여한 '아기기후소송' 당사자 중 한 명인 김한나 어린이(9세)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돌고래, 바다거북 등 소중한 해양생물이 죽고 있으며, 우리 몸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쌓인다. 이런 상황에서 플라스틱을 새로, 더 생산한다면 지구 생명을 플라스틱과 맞바꾸겠다는 것이다. 생명과 플라스틱 생산을 맞바꾸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