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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여기서만은 조심... 송가인이 자란 곳
2024-11-27 16:14:40
이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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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에 가기 전, 한 진도 출신 지인에게 고향 자랑거리를 물었을 때 돌아온 첫 답은 "가수 송가인"이었다. 진도에 도착하니 '송가인로'라는 이름의 길이 있었고, 송가인 생가를 찾는 관광객들 모습이 눈에 띄었다. 흔히 "진도에서 노래 자랑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만큼 진도는 민요와 노래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심에는 진도 아리랑이 있다.

진도 아리랑은 육자배기조 특유의 구슬픈 선율과 한의 정서를 담고 있다. 아리랑은 본래 논노래, 들노래, 뗏목노래 등 민초들의 노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노동요였다고 한다.

고정옥의 <조선민요연구>에 따르면, 1865년 경복궁 중수 당시 팔도에서 모여든 부역꾼들이 서로의 일노래를 주고받으며 아리랑이 전국적으로 퍼졌다. 진도 아리랑은 슬픔을, 밀양 아리랑은 흥을, 정선 아리랑은 소박한 정서를 담고 있다.

역사의 숨결... 신비의 바닷길, 진도가 품은 전설

하지만 진도 아리랑마을 관광지는 다소 쓸쓸했다. 의신면에 세워진 '의신들 노래가사'도 비석에 새겨져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듯했다. 가사는 "이 전답 도랑신네 도랑신네 매진지 해가지고····벌기 짐승도 속고···· "다. '벌기 짐승'은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동물이며, '벌기'는 '벌레'의 방언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흔히 논두렁 정기라도 있어야 복을 받는다고 농담하곤 한다. 논두렁과 도랑신처럼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민속적 삶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매년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남해와 서해의 다른 바닷길도 있지만, 진도 바닷길은 '뽕할머니' 전설 덕분에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회동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 농작물과 집을 위협하자, 주민들은 모도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홀로 남은 할머니가 용왕께 기도를 하자, 바닷길이 열렸다는 전설이다.


진도의 바닷길과 전설을 따라 12킬로미터를 걸어서 금갑 해안에 도착한다. 이곳은 삼별초궁녀둠벙에 물건을 넣으면 나온다는 곳이다. 출출함을 느낄 무렵, 버스 정류소 앞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주인 할머니께 물으니 할머니가 "나도 물건을 팔고 싶지만, 조금 더 가면 식당이 있으니 거기서 드시라"라고 하신다.

식당에서는 혼자(1인)라고 밥을 팔지 않는다. 살기가 팍팍해지니 전라도 인심도 팍팍해졌나. 다시 다른 가게로 가서 막걸리를 시키니 안주하라고 반찬을 듬뿍 주신다. 그래, 이게 살아있는 전라도 인심이지 싶었다. 할머니는 "앞 섬과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바람이 불면 섬사람들이 여기서 먹고 자고 했고, 그 돈으로 얘들을 키웠다"라고 옛일을 회상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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