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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대열' 못 낀 60대 친구들, 열에 일곱은 이 걱정입니다
2025-04-19 19:14:12
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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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오니 바람이 따뜻하고 향긋한 꽃향기가 퍼진다. 따사로운 바람결에 결혼 소식도 자주 들려온다. 이번 4월만 해도 벌써 두 번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오래된 친구의 딸이 결혼하고, 같이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지인 자녀의 결혼식이 있으니 지나온 시간만큼 기쁘고 축하가 절로 나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부터 본 꼬맹이들이 벌써 결혼을 하다니 감개무량했다. 그런데 그 청첩장을 받고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찌 된 일인가.


전에는 지금보다 결혼식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이전보다 결혼식도 줄었고 양가 가족과 친한 친구만 초대해 스몰 웨딩을 하는 가정도 은근히 눈에 띈다.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것 같다. 우선 나이가 차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의식이 많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의 행복 추구에 따라 비혼을 선언하고 전통적 결혼 문화에 기꺼이 동참하지 않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 관심없다는 외동 아이

나도 결혼 적령기에 있는 딸이 하나 있는데 결혼에 관심이 없다. 물론 일이 바쁘기도 하겠지만 시간을 내서 남자를 만나고 결혼까지 가는 과정에 무심하다. 해가 바뀌어도 별다른 소식이 없길래 걱정이 되어 가끔 물어본다.

"넌 결혼에 관심이 없니? 왜 아무도 안 만나?"
"엄마, 결혼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거야. 결혼했는데 행복하지 않다면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난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지."

지금 자신의 상태가 더없이 행복한데 굳이 피곤한 결혼을 해야 하냐고 반문하는 딸의 얘기를 들어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결혼이란 건 결국 둘이서 한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시작하는 것인데 혼자 있을 때보다 갈등이 증폭되고 행복하지 않다면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말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언제나 꽃놀이 시간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젊을 때는 혼자 있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다.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취미나 운동에 시간을 투자해 자기 계발에 집중할 수도 있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자기 시간을 갖는 건 아이가 어릴 때는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문제는 부모가 다 이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았을 때다. 아이가 혹시 심하게 아프기라도 하면 그 옆에는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텐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형제도 없어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의논할 사람도 없다는 점, 험한 세상에서 홀로 남아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딸 모습이 상상되면 벌써부터 마음이 불편하다.

그때 인생의 동반자가 있어서, 어려움을 같이 의논하고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이렇게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아이에게 억지로 결혼을 권해 사람을 잘못 만나 인생이 꼬이고 사사건건 남편과 대립하여 결혼생활이 지옥이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것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결혼을 망설이게 되는 것이 개인적 행복의 유무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살 집을 구하는 데 양가의 도움 없이는 시작하기 힘든 현실과 요즘 맞벌이는 필수라는데 임신과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의 문제, 아이 한 명을 기르는 데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과 아직도 만연한 남녀 불평등 문제들이 갓 결혼한 부부에게 주는 중압감은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자발적 비혼도 있지만, 사회· 구조적 비자발적 비혼도 생길 수 있다.

치솟는 집값과 결혼비용

최근에 결혼, 출산, 육아와 관련한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젊은 2030 세대가 결혼을 포기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결혼을 위한 '스.드.메' 비용(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줄인 말)은, 상담 시와는 다른 추가 웃돈을 요구해 예비부부의 호주머니를 더 가볍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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