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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 두 달 전 만든 메주,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2025-04-28 10:10:21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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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2월 14일 <동네방네 독산 장독대> 장 담그기 체험행사에 참가했었다. 동네 보건소 옥상에서 지난 2월 담근 장을 열어보니, 메주는 그때보다 진한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간장은 더 영롱한 빛을 띠었다. 소금물과 메주가 약 70일간 숙성되면서 연출한 모습이다(관련 기사: 혈압 높은 분들, 식품 살 땐 꼭 여기 확인하랍니다 https://omn.kr/2cac1 ).

지난 금요일, 담가둔 장을 가르기 위해 다시 보건소를 찾았다. 장 가르기는 발효된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다시 말해 숙성된 간장과 메주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최종 완성된 장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에게도 전달된다고 하고, 시간이 더 지나 올해 11월에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침 그날은 날씨도 화창하고 좋았다.

장 맛을 좌우하는 '장 가르기'... 직접 해본 건 처음

항아리에서 메주를 조심스레 스테인리스 대야에 옮겼다. 간장의 일부는 체망으로 걸러내 먹는 간장으로 쓰고, 나머지 간장은 메주를 치댈 때 염도 조절용으로 활용한다.



간장에서 꺼낸 메주는 손으로 으깨고 치대는 작업을 거친다. 이때 검은색을 띠거나 딱딱한 메주콩은 걸러내야 한다.

이물질을 어느 정도 걸러내고난 뒤, 여기에 빻은 고추씨와 청국장가루를 넣어 본격적으로 섞어주기 시작했다.


다음은 메주 꺼낼 때 남은 간장을 넣으며 간을 맞춘다. 이런 작업은 된장이 약간 되직한 상태, 점도가 찰랑찰랑할 때까지 계속됐다.

한 시간 정도를 작업했다. 한 시간 가량을 앉아서 하고 있으려니, 손에 약간 마비가 올 정도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이걸 하느라 참으로 고됐을 것이다.

된장 냄새가 구수하며 향긋하다. 맛을 보니 짜면서도 약간 단맛이 돈다. 이 순간 된장은 익어가며 숨소리를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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