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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최초로 정한 '바다식목일', 왜 주목받지 못할까
2025-05-09 07:06:01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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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이다. 2012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 날은 바다에 해조류를 심어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그러나 '바닷속에 해조류를 심는다'는 낭만적인 표현과 달리, 여전히 많은 국민에게 그 의미는 생소하다.

2025년 현재, 바다식목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행사 준비에 소홀하며, 주관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조차 홈페이지 메인에 '국가 바다숲 조성 기업 모집' 공지만을 내걸고 있을 뿐, 바다식목일 자체에 대한 홍보나 안내는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 체감 없는 '기념일'…보이지 않는 바다숲, 외면하는 정치권

지금까지의 바다식목일은 대부분 해양수산부나 관련 기관 중심의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캠페인이나 체험 행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알아야 지킨다"는 환경보전의 기본 원칙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하고 있는 홍보조차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산불이나 미세먼지처럼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환경 문제는 쉽게 국민의 관심을 끌지만, 바다숲 파괴나 갯녹음은 수면 아래에서 일어나 체감하기 어려워 관심을 끌기 어렵다. 그 결과 정치권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정책에 반영되고, 표로 이어져야 정치도 움직인다"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강원도 강릉의 한 어촌마을 어민은 말한다.

"말로는 국가기념일이라고 하지만, 국민 공감대 없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는 것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다숲, 체험 없는 바다식목일


바다식목일이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어려운 배경에는 단순한 홍보 부족 이상의 구조적 제약이 있다. 바다숲은 바닷속에 조성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기 어렵고, 접근성 면에서도 한계가 크다. 육지의 숲처럼 자유롭게 걷거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전문가들은 수중 드론 영상, 가상현실(VR), 해양 생태 전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바다숲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관광콘텐츠 최영환 대표는 "어릴 때부터 바다숲을 접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책으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직접 보고 체험하고 느끼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해양 생태…미래세대가 문제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바다식목일은 사실상 외면받고 있다. 환경 교육은 주로 육상 생태계에 집중되어 있으며, 바다 생태 복원이나 해조류 숲의 중요성은 학생들에게 '알지 않아도 되는 지식'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교육의 편향은 장기적으로 해양 환경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가로막고, 관련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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