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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들이 꿈꾸던 세상 실현, 그것이 우리의 추모
2024-11-15 13:54:37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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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에게 죽음은 유독 가까이 있다.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고, 남은 이들의 마음을 추스르는 일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가 됐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 TDoR)을 맞아 혐오와 폭력에 스러진 많은 동료들을 그려본다.

친구 K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2로 시작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여자들만 분홍색으로 옷을 입히는 게 불편하고 싫었다. 청소년이 되자 자신과 다른 성별의 규범을 강요받는 일이 늘었다. 사람들은 옷차림과 머리 길이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1학년, 남들처럼 치마 교복를 입고 오라는데 도저히 못 해 학교를 며칠 빠졌다. 담임도 아닌 옆 반 선생님이 이야기를 잘해줘 바지를 입고 3년간 다녔다. 그러나 공동생활의 일상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불편함과 만나야 했다. 화장실은 아예 피하고 싶은 공간이었다. 아무리 더워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조차 자신의 몸을 드러내기 싫어서, 샤워하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 일부러 불을 끄곤 했다.

그는 전기기술을 배웠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한다. OO여자고등학교 졸업이라고 적힌 이력서를 설명하는 일은 어려웠다. 성인이 된 후 스물한 살 때 처음 간 투표소 입구서 "본인 맞아요?" 추궁당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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