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판결로 윤석열 대통령이 한시름 놓은 건 분명해 보인다. 가슴을 짓누르던 탄핵의 먹구름이 다소 옅어지고, 야당의 전열도 흩어질 거라는 생각에서다. 눈에 가시같은 이재명의 곤경을 지켜보며 속으로 흐뭇해할지도 모른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자신의 계산이 맞았다고 무릎을 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수족과도 같은 검찰이 반드시 이재명을 단죄할 구실을 만들어낼 거라는 믿음이 그렇다. 검찰 수뇌부를 마음에 드는 인물로 바꾸고 나니 이재명을 옭아맬 혐의를 고구마줄거리처럼 찾아내지 않았는가. 그 많은 기소중에 어느 것 하나는 '골인'될 거라는 기대는 현실이 됐다.
어차피 사법부는 검찰이 기소한 것만 판단하게 돼있다. 검찰이 어떻게든 만들어낸 공소장을 보고 유무죄를 가릴 뿐이다. 검찰 기소의 타당성 여부와 정치사회적 맥락, 판결이 미칠 파장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사법체계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윤석열이다.
여기까지는 윤 대통령의 예상이 맞아들었다. 그럼 이제부터 세상은 윤석열 마음대로 돌아갈까. 이재명이 죽으면 윤석열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