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육아에 정성을 기울였다고 믿었다.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썼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노라고 자부했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각인시키기 위해 이것저것 남들이 좋다는 것을 따라 하다가 하루는 역할 바꾸기 놀이를 하게 되었다.
입장을 서로 바꿔 보면 상대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는 말에 딸과 나는, 엄마와 딸이 되었다. 우리는 평상시처럼 상대방이 하는 말을 그대로 하기로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당황했다. 딸이 나에게 하는 말(실제로는 평소 내가 하는 말)은 금지와 억압과 규제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하면 안 돼."
"~해야 해."
"그러지 마. 아니."
"~는 반드시 해야 해. ~하지 않으면 절대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