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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명이 한날 한시에 희생된 주민들
2024-12-22 15:31:13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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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해변에서 서우봉을 넘으면 북촌리 해동포구다. 서우봉(표고 111.3m)은 살찐 물소가 뭍으로 기어오르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올레 걷기의 매력은 걷고 싶은 만큼 걷고 주변의 풍광을 즐기면서 걷는다는 데 있다.

"숲소리를 들어봐."

지난 6일, 제주 올레 19 조천-김녕 구간 중 함덕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다시 트레킹을 이어간다. 함덕해수욕장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뒤돌아 보면서 걷는다. 꼬맹이들이 써놓은 글이 앙증스럽다. '숲소리'는 새들의 지저귐과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다.

서우봉에는 일본군이 파놓은 21개의 굴이 남아있다. 일몰의 명소로 알려지기도 한 이곳은 제주의 4·3 사건의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다. 남쪽과 북쪽 두 개의 봉우리가 있다. 남쪽 봉우리를 남서모, 북쪽 봉우리를 서산봉수가 있어 망오름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 20여 분 걸어 올라가서부터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북촌의 문이 서서히 열린다. 한 폭의 수채화 같다고 해야 할까. 멀리 수십 기의 태양발전기 날개가 보이고, 그 밑으로 산이 있고, 마을이 보인다. 자연풍광이 마치 한 작가의 정교한 손길로 설계된 듯 조화를 이룬다.

해동포구를 지난다. 다리와 정자, 작은 배가 여유롭다. 다리와 난간 사이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그려본다. 상상의 일출을 보는 즐거움이다. 평화, 고요 이것도 잠시다. 일주 동로 방향으로 한 십여분 걸으면 너븐숭이 기념관에 이른다

북촌 너븐숭이 4·3 위령 성지


북촌리는 1949년 1월 17일 마을주민 443명(공식 300 명)이 한날한시에 학살된 곳이다. 4·3 당시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인명 희생을 가져온 북촌리 주민 대학살 사건은 북촌국민학교를 중심으로 한 동서 쪽 들과 밭에서 자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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