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일단 물러났다. 그가 떠나면서 남긴 말은 "포기하지 않는다"였다.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그는 몰려든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마시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라고 이야기했다(관련 기사: 당대표 사퇴 한동훈 "여전히 탄핵 찬성 후회하지 않아" https://omn.kr/2bhgj).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2025년 대통령 선거 시나리오가 코 앞에 다가왔다. '벚꽃(4월)', '장미(5월)', '장마 혹은 폭염(6월 이후)' 대선이 치러지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작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구도는 굉장히 혼탁하다. 여론조사기관을 막론하고 보수 진영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조기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누가 반사이익을 얻을지 계산기가 복잡하게 돌아간다. 한 전 대표의 정치생명이 이대로 끝날지, 아니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를 두고도 상반된 예측과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3기 정치인 한동훈", "더 큰 한동훈으로 성장할 것"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사퇴할 수밖에 없는 당대표 입장에서 일단 본인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 명확히 본인의 탓이라고 했고, 또 앞으로 당이 나아갈 바, 보수 우파가 나아갈 바에 대해서도 걱정 어린 말씀을 하셨고. 또 본인은 계속 정치하겠다는 의지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나가서도 지지자들 많이 오셨는데 '저는 끝까지 간다', 이런 말씀하신 걸로 보면 앞으로 그렇다면 정치인 한동훈의 3기가 이제 열리겠다"라며 "1기는 비대위원장 시절, 2기는 당대표 시절, 3기 정치인 한동훈의 모습은 어떨지 그게 또 우리가 지켜봐야 할 포인트가 아닐까"라고 기대했다.
가장 완강한 '탄핵 반대'파였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 "한동훈 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그동안 당과 국민을 위해 보여주신 희생과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원들과 국민들께서도 한 대표의 진심과 충정을 잘 알고 계시다"라며 "지금 당장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닐지라도 더 큰 한동훈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당 밖에서 한 전 대표를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해 왔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의 퇴임을 보면서 기시감이 든다"라며 "저와 방식은 달랐지만 나름의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던 그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