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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마음이 지닌 가치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세요
2025-01-30 16:25:47
엄회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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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이 지닌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길 바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애정과 진정한 노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것이며, 그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웹 소설을 찾기 위해 자주 가는 일산의 대형 중고서점을 방문했다. 며칠 전부터 딸이 간절히 보고 싶어 했다. 도착하자마자 웹 소설 진열대를 이 잡듯이 찾아보고, 매장에 있는 컴퓨터 검색창에 낱글자 제목, 두 글자 제목을 입력해 집요하게 찾아봐도 는 원하는 웹 소설을 찾을 수 없었다. 딸의 절망하는 얼굴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고 어지럽게 했다. 간절히 갈망하는 얼굴로 서점 직원에게 문의까지 해보았으나, 현재는 구할 수 없는 것으로 결말이 나서야 서점을 나섰다.

서점 문을 나서자마자 딸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딸의 눈물에 당황스러움과 안쓰러움이 교차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를 꿈꾸는 딸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기필코 구해주고자 하는 사명감에 출간된 책 출판사와 재작년에 경기콘텐츠 진흥원에서 연 'K-콘텐츠 IP 융복합 제작지원 사업'에 일환으로 웹 소설 단행본 굿즈 제작 프로젝트로 단행본을 제작한 적이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경기콘텐츠 진흥원에 연락을 취해 봐야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러나 딸의 눈물은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렸다. 확신에 찾던 눈물의 의미가 종잡을 수 없는 눈물로 바뀌어 일단, 딸을 달래고 어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만에 긴 연휴로 가족과 함께 한 서점 나들이의 끝이 즐겁게 끝나지 않은 것에 마음이 착잡했다. 그날 저녁 기분 전환을 하자는 의미로 딸이 좋아하는 회를 사와, 평소와는 대비되는 과한 저녁상을 차렸다. 남편도 거들며 딸 편에서 달래려 식사를 하던 중, 웹 소설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속상함도 있었겠지만, 혹여 다른 이유도 있나 캐물었다. 그러자 그제야 털어놓는 눈물의 근원은, 중고서점에 진열대에 있었던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아이돌 포토카드였다. 순간, 나는 화가 났다. 고작 눈물의 근원이 아이돌 포토카드란 말이야.


올해 중학생이 되는 딸은 사춘기다. 유리알처럼 깨지기 쉬운 여리디 여린 감성을 가진 딸. 착하고 여린 감성을 지켜주고 싶고, 깨트리고 싶지 않은 건 모든 엄마의 마음이다. 하지만 나 또한 갱년기이다. 순간, 실망과 고작 아이돌이야, 하는 마음에 끓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 딸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당장 뚝 그치지 못해!!!"

딸은 엄마에게 얘기해봤자, 보나 마나 안 사줄 게 뻔했고, 갖고는 싶은 마음에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던 것이다. 중고서점 임에도 아이돌 포토카드 4묶음에 16,000원이다. 도대체 그 포토카드가 뭐길래. 눈물 바람을 흘려야 했고, 고작 명함 사이즈 만한 플라스틱 조각에 아이돌 사진 찍어놓고, 16,000원씩 받아야 한단 말인가.

얼마 전에는 유명 피자 회사 이벤트로 유명 여자아이돌 가수의 포토카드를 주는 행사가 있어 등골 휘는 피자값을 지불하고, 딸이 원하는 포토카드를 사주기 위해 그 피자집 피자를 저녁 식사로 먹기도 했다. 썩 개운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딸의 입에 피자는 들어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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