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연휴 기간, 어떤 교통 수단을 타고 고향에 다녀오셨나요? 아마 많은 분이 자동차를 이용해 다녀왔다고 말씀하실 겁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국토교통부도 설 연휴를 맞이해 특별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85.7%의 시민이 자동차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기도 합니다.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철도가 귀성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고작 4.5%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지난해(2024년)의 3.5%에서 1%가 늘어난 것입니다. 동해선·중부내륙선 KTX 등 새 노선 개통의 영향도 있지만, 연휴가 길어지면서 철도 좌석 공급이 절대적으로 늘어난 점이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사실 철도 좌석난은 명절만의 일이 아닙니다. 주말에도, 사실 평일에도 매진이 되는 기차표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명절에는 안 그래도 많은 철도 수요가 그야말로 고점을 찍는데, 철도의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고속도로 통과 차량 '하루' 500만 대, '연휴 전체' 철도 좌석은 396만 석
이번 달 초 있었던 '대국민 수강신청' 내지는 '전국민 티켓팅', 설날 기차표 예매에서 성공하신 분들이 얼마나 계실까요. 아마 예매 창에 접속했을 때 내가 타려는 시간대의 기차표가 죄다 매진되어서 다른 날에, 또는 새벽과 심야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겨우 잡은 분들이 아마 대다수였을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연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을 하루 평균 502만 대 가량으로 추산했습니다. 한 차량에 두 명 씩만 타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하루에 1천만 명, 어쩌면 그 이상의 시민들이 '명절 대이동'의 한 축에 서는 셈입니다.
반면 이번 연휴에 공급되는 철도 좌석은 KTX, 무궁화호, ITX-새마을 등을 포함하더라도 하루 평균 34만 석 정도에 불과합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정하는 '대수송기간' 전체를 계산해도 341만 석입니다. 수요는 턱없이 높은데, 공급이 이러한 수요 일부를 부담하기에도 벅찬 셈입니다.
물론 철도 좌석이 KTX만 있지는 않죠. SRT도 있습니다. 하지만 SRT 역시 공급이 부족합니다. 주식회사 SR은 이번 설 연휴 기간 SRT의 공급 좌석을 55만 7천여 석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주일 남짓 되는 설 연휴 전체를 통틀어 계산해도 자동차 수송량의 하루 치만 못한 결과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특히 최근 명절 때, 유독 많은 시민들이 기차 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명절 임시 열차 공급량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설 연휴 대수송기간의 경우 열차 운행 횟수는 평시 기준 8341회에서 129회를 늘린 1.5% 정도, 좌석 공급 역시 14만 8000석 추가 공급(3.9% 증가)에 그쳤습니다.
16년 전 상황은 어땠을까요. 2009년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설 연휴 당시에는 철도 운행 횟수가 평시 대비 7.7% 많았고, 10%의 좌석이 추가 공급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올해의 좌석 공급 증가 폭은 적어도 너무나 적은 셈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명절도 아니고, 평일부터 '동맥경화' 온 '국토 대동맥'
임시 열차를 충분히 운영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열차입니다. 충분한 수의 예비 열차가 있어야 임시 열차 운행을 할 수 있겠죠. 일단 현재로서는 고속열차와 무궁화호·ITX-마음 등 일반열차로 운행되는 차량의 수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긴 합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