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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대통령감은 아니야" 작은 아버지가 꺼낸 이 말
2025-01-31 06:51:49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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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친지들과 모여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미 서로간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이번 탄핵 사태와 관련해서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서로의 다른 생각을 어찌 설득할 것인가?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치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연령대는 20대 5명, 30대 5명, 40대 3명, 50대 2명, 60대 6명, 80대 2명, 총 23명이 모였다. 서로 정치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 나라가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오고갔다. 이런 이야기에 정치적인 내용이 섞이면 외줄타기 하듯 분위기가 위태위태했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지?"
"죽을 쒀도 임기는 채울 수 있었을 텐데..."
"그렇죠. 구속되었는데 이렇게 지지하는 이들이 많은데."
"아내 문제 때문이 아닐까."

탄핵 찬반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김 서방, 헌재에 윤 대통령하고 김용현이 나온 거 봤어?"
"예, 김용현이 뒤집어쓰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될까요?"
"그래야, 혹시라도 탄핵이 기각되면 사면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러겠지."
"그런데, 입 맞추는 거 너무 속보이지 않아요?"
"그러게 말야, 아무튼 대통령감은 아니야."

나는 놀랐다. 이 이야기를 꺼낸 작은 아버지는 60대 후반이며, 정치적으로는 보수, 대형교회에 출석하고 있었고, 그 교회 담임목사는 유명한 보수인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아무튼 대통령감은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다니. 더 이야기는 진행시키지 않았지만, 작은 아버지는 탄핵이 기각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탄핵찬반 여부를 떠나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인식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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