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만 한다면 민생회복지원금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추경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지 어느덧 1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논의에 진척이 없자 "민생지원금 때문에 추경을 못 하겠다면 포기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셈이다.
이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건스탠리 발표를 인용하며 "한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2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한다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민생 경제를 살릴 추경과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을 민생지원금이 꼭 필요한 상태"라고 국내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민생지원금은 차등 지원이든 선별 지원이든 다 괜찮다. 만약 정부 여당이 민생지원금 때문에 추경을 못 하겠다고 하면 민생지원금도 포기하겠다"며 "효과만 있다면 민생지원금 아닌 다른 정책인들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말했다. "효율적인 민생 지원 정책이 나온다면 아무 상관이 없으니 어떻게 해서든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하길 다시 한번 권고한다"고도 덧붙였다. 정부가 추경 편성을 서두르기만 한다면 민생지원금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또 정부가 추경의 대안으로 그동안 언급해 온 올해 예산의 조기집행을 가리켜 "필요하긴 한데, 빨리 집행한다는 것이라 총지출은 늘지 않는다. 조삼모사"라며 "빨리 하는 게 조금 더 도움은 되겠지만 대책이 될 수는 없다. 국민의힘과 정부에 각성을 촉구한다"며 빠른 추경 집행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