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휘관인 검사장(급) 자리도 친윤 검사 천지다. 군에 비유하면 고검장은 군단장이고, 검사장은 사단장이다. 즉 서열로는 고검장 아래지만 실제로 '병력'을 움직이는 실권을 쥔 사람이 검사장인 셈이다.
서울 시내 각 지방검찰청의 검사장은 중앙지검장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같은 검사장이지만, 중앙지검장-동부지검장-남부지검장-북부지검장-서부지검장 순으로 서열이 정해져 있다.
윤 대통령에 충성심 보인 지검장들
가장 눈에 띄는 친윤 검사는 양석조(29) 서울동부지검장이다. 양 지검장은 신자용 법무연수원장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 밑에서 특수3부장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비리를 파헤쳤다. 윤석열 총장 시절에는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일했다. 검찰연구관은 총장과 부서장을 보좌하는 직책이다.
양 지검장은 이른바 '상갓집 항명'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던 2020년 초 장례식장에서 직속상관인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자 검사들 다 보는 데서 "당신이 검사냐"라고 거칠게 항의했는데 이것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조국 수사에 참여했던 그는 다른 윤석열 사단 검사들과 마찬가지로 추미애 장관 체제에서 좌천됐다. 대전고검 검사로 이동했다가 같은 청 인권보호관, 차장검사 직무대리 등 2년간 한직을 떠돌았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이어 대검 반부패부장을 거쳐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신응석(28) 서울남부지검장은 201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으로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을 맺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후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영전했다가 추미애 장관의 첫인사 때 청주지검 차장검사로 밀려났다. 이후 대구고검 검사, 서울고검 검사 등 한직을 맴돌다가 윤석열 정부 첫 인사 때 의정부지검장으로 승진했다.
김유철(29) 수원지검장도 신 지검장처럼 2018년 윤석열 중앙지검장 체제에서 형사7부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뒤에는 총장 직속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맡았다.
문제의 이영림(30) 춘천지검장은 강경파 친윤 검사로 통한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총장을 지낼 때 대검 인권기획과장, 중앙지검 형사6부장을 거쳤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이프로스에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명태균 게이트 수사를 지휘하는 정유미(30) 창원지검장도 빼놓을 수 없는 친윤 검사다. 2017년 윤석열 중앙지검장 밑에서 공판3부장을 지낸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해 남다른 충성심과 의리를 보여왔다.
2019년 윤 대통령이 총장에 오른 뒤 조국 수사로 문재인 정부와 충돌하자 조 장관과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이던 2020년 추미애 장관이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자, 윤 총장을 적극 옹호하면서 주무 부서장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실무자인 박은정 감찰담당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2021년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을 맹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