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다"면서 "그야말로 초유의 사기탄핵이 아닐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5분부터 10시 13분까지 1시간 8분 동안 최후진술을 내놓으면서,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되풀이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면서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다"라고 비난한 것이다.
다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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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이 재판을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