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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으로 중단된 2025 제주들불축제가 남긴 것
2025-03-17 15:39:33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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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으로 일부 일정 전면 취소된 20205 들불축제

3월 14일 새별오름에서 제주들불축제가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던 들불축제는 다음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새별오름 일대에 초속 24.8m의 태풍급 강풍이 몰아치면서 전면 중단되었다. 강풍이 휩쓸고 간 행사장은 바람에 날아가고 파손된 천막과 공연장 의자 등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제주들불축제는 최근 제주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축제였다. 거대한 오름을 불태우는 것에 대한 생태 훼손 및 온실가스 배출, 산림 보호법 위반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2023년에는 들불축제 폐지를 주장하는 도민들 749명이 '들불축제 존폐에 대한 숙의형 정책 개발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도민원탁회의를 실시한 제주시는 각종 논란을 야기했던 오름 불놓기를 하지 않고 대안적인 방법으로 과거의 들불축제를 재현하겠다고 야심차게 밝혔다. 오름 불놓기라는 막강하고 자극적인 퍼포먼스에 견줄 볼거리를 개발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제주시는 '제주들불축제의 상징인 들불이 가지고 있는 원형의 가치와 스토리를 공연과 첨단연출기술과 조화시켜 복합 미디어아트 퍼포먼스를 연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블축제에는 18억 35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코로나로 행사가 축소되었던 2020년과 2021년 들불축제에 들어갔던 돈이 10억 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빛이 과거의 불을 대체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들불축제는 개막식만 진행되고 나머지 일정이 취소되면서 새롭게 시도된 들불축제에 대한 평가 역시 어렵게 되었다.

몽골천막이 축제 행사장의 반 차지, 다회용기 사용 노력

반쪽짜리가 됐지만 첫날 진행된 들불축제를 기록해 보려 한다. 3월 14일 오후 늦게 버스를 타고 축제 현장을 찾았다. 새별오름 정류장에 내린 후 수많은 차량이 주차되어있는 주차장 사이를 걸어 행사장으로 진입했다. 새별오름 입구에는 차량 3154대가 주차할 수 있는 10만 4243㎡ 규모의 광대한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주차장이 만들어지자 1년에 며칠 진행되는 행사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면서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한 것에 많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제주시가 2012년부터 새별오름관광자원화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새별오름 일대에 24건의 공사를 하면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모두 건너뛰었다는 것이다. 이는 2020년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로 밝혀졌다.


축제 행사장에는 사람 만큼이나 많은 몽골 천막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체험용 부스와 제주농수축산물 판매 부스, 먹거리 판매 천막, 향토음식 천막들이었다. 향토음식 천막은 새별오름 근처의 한림읍, 애월읍, 봉성리 등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마을 사람들이 북적거려 마을잔치 느낌을 주었다. 각 음식점은 친환경 컨셉에 맞게 1회용품이 아닌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오름불놓기가 사라지자 개방된 새별오름

7시에 시작된 개막행사는 10분 넘게 내빈소개와 축사가 길게 이어졌다. SNS에는 들불축제 개막식에서의 긴 내빈소개와 축사에 대해 '듣다 지쳐서 집에 갈 뻔' ' 내빈 소개와 축사가 너무 길어서 왕짜증'이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개막행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야간오름 트레킹을 신청한 사람들은 사각형의 야광봉(디지털 횃불)을 들고 야간오름 트레킹을 시작했다. 오름불놓기 폐지로 행사 중 새별오름이 개방되면서 '썬셋트레킹' '야간트레킹' 등의 다양한 트레킹 프로그램과 오름 정상 콘서트 등이 선보였고 참여자들 역시 오름 트레킹과 오름 정상 콘서트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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