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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석의 전화, 아내의 반대...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 되다
2025-03-18 06:52:09
이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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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1일 목요일 오후 무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약식 취임식을 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박근혜 탄핵으로 엉망이 된 나라가 새 정부 출범으로 안정되고 반듯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만발하던 때였다.

내 휴대전화가 울렸고, 서울대 조국 교수의 전화번호가 창에 떴다. 민변 활동 중에 국가보안법 관련 글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번호였다. 그날 오전 그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지명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조국 수석은 생기넘치는 목소리로 내게 같이 일해보자고 했다.

2012년에 이어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 법률지원단 활동을 했고, 누구보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염원했던 터라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조국 수석의 전화가 영광스러웠다. 바로 아내에게 상의했다. 열심히 하라는 덕담과 축하를 예상했다. 하지만 아내는 강하게 반대했다. 뜻밖이었다. 나는 황당해서 왜 그러냐고 했다. 아내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내가 보복받는다더라, 둘째 아이들도 무사하지 못하고 상처를 받는다더라고 했다. 아내는 2012년에 이어 2017년에도 내가 문재인 후보 법률지원단 활동을 하니,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가 청와대 가서 일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어 대선 이전부터 인터넷을 통하여 이것 저것 검색을 해 보았다고 했다. 2017년에 큰 아이가 만 10살, 작은 아이가 만 5살이었다.

예상 못한 아내의 반대 ... "차라리 이혼하고 가라"

나는 아내를 설득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의 한 가운데 민정수석실이 있었고, 우병우 등 관련자들이 처벌받는 것을 보고 그러는 모양인데, 그런 폐단을 없애자고 촛불혁명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 문재인 정부는 결코 그런 보복받을 불법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완강했다. 차라리 이혼하고 가라고 했다. 아내의 강력한 의사를 접하고 조국 수석에게 이를 알렸다. 그가 내게 말했다.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일 것입니다. 나도 그때까지 일을 하고 학교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부인과 말씀 잘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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