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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했던 두메산골과 다른 현실
2025-03-18 08:33:10
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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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생활이라면 논과 밭이 펼쳐진 마을, 울타리 없는 시골집, 일터와 삶터가 하나 된 공간..."

도시에서 자라 영화와 드라마로만 접했던 시골의 이미지다. 9개월간 농촌살이를 체험하기 위해 바회마을에 입성한 지 사흘째, 내가 머릿속에 그렸던 시골의 모습은 현실과 180도 달랐다. 도시인의 무지와 선입견으로 그려낸 환상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이었다(관련기사: 15년 직장 관두고 '5촌 2도'의 삶을 살게 되었다).

유튜브로 배운 '시골살이 꿀팁'

입주 전, 시골살이 초보자로서 나름의 준비를 했다. 유튜브에서 귀촌 선배들이 알려주는 꿀팁들을 찾아보았다. 다양한 조언들이 있었지만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됐다.

1. 시골은 공동체 생활이므로 개인주의를 버려라.
2. 어디에나 텃세는 있기에 얼마간의 '시집살이'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3.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무조건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는 것이 좋다.

이런 조언들을 마음에 새기며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 살아보기' 면접 때 면접관들에게 들었던 마을 정보를 떠올렸다. 바회마을은 30가구 정도가 사는 마을로 고랭지 배추 재배로 유명하며 자체 김치 브랜드도 운영한다고 했다. 늘 일손이 모자라니 일자리 걱정은 하지 말라던 말이 백수인 내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게다가 주변에 편의점 하나 없는 별만 있는 산속 마을이라는 설명은 나의 로망을 더욱 부풀렸다.

아침 산책에서 발견한 이상한 점들

3일차 아침, 눈을 뜨니 6시 30분이었다. 마을의 생김새도 파악할 겸 산책 삼아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한 시간쯤 걸었을까. 이상한 점을 몇 가지 발견했다.


머릿속에 그린 시골 농가와 달리, 새로 지은 전원주택이 많았다. 유튜브에서 '시골에서는 대문도 열어놓고 CCTV도 설치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거의 모든 집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울타리는 물론 CCTV까지 설치된 집도 있었다.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깔끔한 전원마을의 느낌이었다. 심지어 배추를 재배한다고 했는데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말 여기가 고랭지 배추 재배 마을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여섯 가구만 농사 짓고, 대부분은 귀촌인

이 의문은 오후가 되어서야 풀렸다. 입주 날부터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사무장에게 문의했는데, 사무장이 병원 진료로 부재라 대신 위원장이 KT 기사와 함께 내 숙소를 방문했다. 나는 이때다 싶어 위원장에 질문을 했다.

나: "제가 면접 때 듣기로는 이 마을에 인력이 부족해서 가자마자 일 도와드리면서 아르바이트도 가능하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고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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