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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신록처럼 반짝이던 3학년 아이들
2025-04-19 15:51:50
구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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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를 가르며 수영장으로 향하던 어느 날, 나는 봄의 냄새를 맡았다. 벚꽃은 지고, 이제 막 초록의 향연이 시작되는 순간. 그날의 공기는 조금 특별했다. 꽃이 다 진 자리, 연둣빛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 사이로 나는 성남 희망대초등학교로 향했다. '인구희망교육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평소보다 2시간 일찍 나선 건, 눈여겨본 성남교육청 도서관에 잠시 들르기 위해서였다. 희망대초는 성남 구도심에 자리한 오래된 학교로 언덕 위에 있어 올라가는 길부터 봄기운이 가득했다.


교문을 지나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알았다.

'아, 이 아이들이 바로 그 봄날의 신록이구나.'

3학년 교실은 유난히 생기가 넘쳤다. 이제 막 2학년을 벗어난 아이들은 유치함과 초등학생의 발랄함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밝은 눈망울, 선생님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번쩍 드는 그 모습은 막 돋아난 새싹을 닮아 있었다.

이번 수업은 내가 주강이 아닌, 협력 강사로 들어간 날이었다. 다른 강사의 수업을 함께하며 아이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보드게임 형식으로 진행된 인구희망교육 수업에서 아이들은 주어진 사회 문제에 맞춰 정책 카드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출산율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뜨겁게 반응했다.

"우리 조 출산율 올라갔어!!"
"아... 우리 카드는 효과 없었나 봐..."

환호성과 탄식이 뒤섞인 교실 속에서 아이들의 작은 사회 속 진지한 고민과 협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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