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해 있는 한 모임의 단톡방에는 약 70여 명이 있는데, 가끔씩 짧은 시간에 많은 '카톡'이 쌓일 때가 있다. 누군가 아이들의 학원이나 입시에 대한 질문을 올렸거나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을 때이다.
이 모임의 구성원이 거의 대부분 학령기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30~40대 엄마들이다 보니,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금세 단톡방에 불이 난다.
이미 막내까지 대학을 보내고 입시전쟁에서 벗어난 나는 늘 한발 물러서서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다(아이들은 다 성인이 되어 더이상 내 보살핌이 필요 없게 된 상태다). 그들 화제의 중심에 있는 '강남 대치동'도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동네가 되었지만, 나 역시 3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 교육 탓에 대치동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엄마였다.
우리나라에서 엄마들에게, 부모들에게 대치동은 그야말로 애증의 동네이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대치동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요즘 소위 '대치맘'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알려진 모 개그맨의 영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웃어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많은 아이들이 대치동 학원가를 전전하고 있고, 많은 엄마들이 기꺼이 자기 시간을 포기하며 소위 '대치맘'이 되어 아이들을 대치동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급기야 '7세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스컴을 통해서 심심치 않게 사교육 문제를 접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입시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대학입시는커녕 제 학년의 수준에 맞는 기초학력조차 부족하여 별도의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도 적지 않다.
나는 현재 한 중학교에서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협력 강사 및 방과 후 강사로 일하고 있다. 정규 수업 시간에는 담당 교사와 협력하여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역할을 하며, 방과 후에는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서 보충 지도를 한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교육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초학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