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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묘소에서 그리움에 빠지다
2025-05-06 17:59:18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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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남편을 살려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었다. 아내가 시어머니 묘소 앞에서 이런저런 장광설을 놓았다. 나는 나대로 "아내의 고단함을 살펴달라"고 기원했다.

우리는 희로애락 인생의 무상과 덧없음을 잘 알면서도 독백하고 있었다. 생전에 시어머니한테 서러움을 많이 당한 아내는 되레 어머니께 도움을 간청하고 있다. 세월 따라 감정도 미묘하게 변하는 모양이다.

엊그제 아내와 함께 전곡에 있는 어머니 묘소를 찾았다.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 '한식'에 성묘한다는 것이 여러 일이 겹쳐 늦은 것이다.

이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가져간 돗자리가 날아갈 정도였다. 지난 3월 경북에서 일어난 산불이 갑자기 생각났다. 실제 7년 전 이맘때 묘소 일대에 산불이 났다.

묘소 주변의 철쭉은 산불의 오랜 상처를 잊은 듯 막 피기 시작했다. 차례를 간단히 올린 후 세상 편한 안식처인 양 돗자리에 누워 하늘을 보며 지난 과거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50대 중반 지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당시 아버지 연세는 60대 초반, 지금과 비교하면 일찍 상처해 그만큼 황망했을 것이다.

이후 아버지는 성묘할 때마다 어머니 영혼과 대화했다. 두 분의 못 다 한 정을 확인하는 순간이지만 에둘러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부부간 정이란 함께 웃고 우는 세월 동안 마음에 간직한 인연의 뿌리라는 걸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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