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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까지 무려 10개월... 그의 마음이 무너졌다
2024-10-18 17:43:08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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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산업재해 상담을 요청했다. 상병은 손목터널증후군과 방아쇠 증후군. 재해자는 매일 수천 개의 화장품 용기를 쉼 없이 조립했다. 해당 작업을 수행한 기간도 상당했다. 작업 사진과 동영상, 매일의 생산량이 기록된 서류, 제품 샘플까지 충분한 정보와 자료도 준비되었다.

수십 장의 종이 위에 빼곡하게 적힌 글과 그림은 재해자가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지 너무도 잘 보여주었다. 누가 보아도 병이 생길 만한 작업이었다. 딱히 다른 이유를 찾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이 사건은 이미 7개월 전에 산재 신청이 이루어져 재해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선생님 충분히 잘 준비해 주셨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재해조사가 많이 지연되었지만, 이 정도라면 업무 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재해자는 대리인을 선임하고 싶다고 했다. 굳이 비용을 들여 대리인을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눈물이 맺히며, 꼭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불안하게 했을까? 그날 저녁, 재해자는 아픈 손으로 긴 편지를 써서 보내왔고, 결국 사건을 돕기로 결심했다.


산업재해 신청 후, 기약 없는 기다림

재해자가 호소한 가장 큰 어려움은 '조사 기간'이었다. 재해자는 2023년 10월 초 요양 급여를 신청하였는데, 나와 상담을 진행한 2024년 6월까지, 무려 8개월간 사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결정되리라 생각진 않았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도 상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언제 결정될지 기약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재해자는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어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신청일로부터 승인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10개월.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이 중단된 재해자는 채무조정 신청까지 해야 했다. 살고 있던 집을 급히 팔아 생활비와 치료비로 충당했고, 두 자녀와 함께 월세로 이사한 그는 매일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자책했다.

사실 산재 처리 기간이 너무 긴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였다. 2021년 고용노동부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기간 단축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그때 당시 평균적으로 172일 소요되던 산재 처리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특히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60일 이내로 줄이겠노라 약속했다. 그러나, 오히려 2023년 평균 처리 기간은 214일, 2024년은 236일로 늘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산업재해 처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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