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폭거'로 규정하며 퇴진을 외치는 대전시민들이 4일 밤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 몰려들었다.
주최 측은 1500개의 깔개를 준비했지만 시작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동이 났다. 경찰은 편도 4차선 도로의 2개 차선을 집회장소로 내어주었다. 하지만 몰려드는 시민들은 차도에 앉은 자리가 없어 자전거도로와 인도에까지 앉고 섰다.
윤석열퇴진대전운동본부가 개최한 '반헌법적 계엄폭거 윤석열 퇴진 대전시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와 대전시민사회단체 회원, 야당 당원 등이 대거 참석했고, 특별한 소속이 없는 일반 시민들도 상당했다.
특히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여고생은 "어젯밤 자고 나니 대한민국이 망해 있었다. 정말 놀랐다"며 "시험도 끝나고 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집회장에는 대형트럭이 도로를 가로지르며 중앙무대로 세워졌다. 이 트럭에는 '반헌법적 계엄폭거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는 글귀가 나붙었고,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시작된 이날 시민대회는 10명의 발언자와 2개 팀의 노래공연, 구호제창 등으로 진행됐다. 거리행진은 갑작스러운 대회 개최로 사전 협조를 얻지 못해 하지 못했다.
"윤석열, 스스로 독재 증명... 내란공모자까지 모두 색출해 처벌해야"
첫 번째 발언자로는 윤석열퇴진대전운동본부 김율현 상임대표가 나섰다. 그는 "어젯밤 윤석열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처단하겠다고 국민을 겁박했다"며 "이는 윤석열이 스스로 대통령의 자격이 없음을, 독재자임을 증명한 것이다. 내란 주범 윤석열을 구속시킬 때까지 우리의 투쟁을 멈춰서는 안 된다. 내란을 공모했던 자들까지 모두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