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14일 통과된 후 2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주간 정례 조사를 보면 정당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 48%, 국민의힘 24%로 더블 스코어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여당인 새누리당은 12%까지 떨어졌다.
양당의 지지율 차이와 함께 현재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거부 등에 대한 분석을 듣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충정로역 근처에서 시사평론가 김준일씨를 만났다. 다음은 김씨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탄핵 후 양당 지지율 차이 어떻게 보세요?
"지금 당연한 결과인 것 같아요.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잘 나오는 것도 굉장히 이상하고 야당이 안 나오는 것도 이상한 거죠. 다만 이게 현재 시점에서의 지지율보다 앞으로 지지율이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당장 특별한 정치적 이벤트가 특별히 없잖아요. 그런데 소위 말하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힘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 그러면 어떻게 이 위기를 탈출할 것이냐예요, 그리고 내년에 보궐 선거도 4월에 있을 거거든요. 조기 대선이 만약 치러진다라면 그 대선 이전에 보궐 선거가 있을 것이고 대선이 있을 것이고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일련의 선거들이 있죠. 국민의 힘이 지금 상황이라면 지지율 하락세나 정체를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어 보여요. 게다가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는 친윤들이 현재 이 당의 목소리들을 장악하고 있다면 내란 비호당 이미지 벗어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 24%면 높은 거 아닐까요?
"원래 정당 지지율은 생각보다 등락 폭이 크지 않아요. 대통령 지지율하고 좀 다른데요. 대통령은 잘하면 예전 문재인 대통령 때 80%를 찍기도 했잖아요. 그러다가 못하면 30%대로 낮아졌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내 삶에 대한 민생이라든지 정치적 이벤트,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그때그때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면 나이가 들어서 가지고 있는 정당 지지율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 한동훈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사과 하긴 했지만, 당 차원의 사과는 없었어요. 너무 뻔뻔한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뻔뻔해도 탄핵 막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윤상현 의원이 얘기했던 대로 1년 정도 지나면 다 잊고 찍어줄 것이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시점에는 바로 사과는 안 나오겠지만 연초에 아마 사과 정도는 할 것 같아요. 다만 이 내란 사태에 대해 옹호한다든지 탄핵을 늦추려는 시도 자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사과의 진정성 가지고 상당히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권영세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인데 비대위원장 된 거잖아요. 친윤이 비대위원장 하면 국민에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라는 메시지 주지 않을까요?
"당내 화합 위해 당내 중진 의원 중에서 비대위원장을 뽑겠다고 이미 얘기했잖아요. 그러면 당내 중진 의원 중 친윤 아닌 분은 조경태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정도밖에 없어요. 근데 이들은 당내 주류 지지를 못 받기 때문에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단일 대오를 유지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당이 쪼개지거나 해체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기조가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고요. 결국 선거 결과를 받아들면 여러모로 노선 전환을 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친윤으로 분류되는 분들은 본인들이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비호하는 것보다도 탄핵으로 인해 급격하게 무너져서 칼날이 자기들에 오는 게 문제죠. 그런데 사실 상당수의 의원하곤 상관 없는 얘기죠. 제가 보기에는 수사 선상에 오르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친윤, 윤핵관이나 대선 후보급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의원들이 사실 판단을 잘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홍준표 대구 시장은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했잖아요. 근데 탄핵은 반대했죠, 안 맞는 것 같아요.
"홍준표 시장은 원래 논리적으로 안 맞는 얘기를 자주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홍 시장이 올리는 SNS 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홍준표 시장 입장에서는 지금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사람들이 예를 들면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 오세훈 등이잖아요. 다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이에요. 근데 본인은 탄핵 반대하는 사람이잖아요. 물론 지금 조기에 대선이 벌어지는 걸 전제로 등판했기 때문에 탄핵 인용되는 거 가정한 거냐고 비판도 나오죠,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탄핵 찬성파들이 서로 표를 갈라 먹으면 반대파였던 자기는 좀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빠르게 등판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