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예고된 시간 무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에 관심이 쏠린다. 진솔한 사과부터, 자신의 기존 주장을 더 세게 할 거라는 예측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탄핵이 기각되면 임기단축 개헌을 하겠다는 제안을 윤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확정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주변의 희망사항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탄핵을 면하기 위해 조건부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다"(23일 윤갑근 변호사)라는 게 현재까지 윤 대통령 측 공식 입장이다. 이미 "대통령의 조기하야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19일 석동현 변호사)는 입장도 밝힌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사흘 연속 대리인단과 접견하며 최후진술을 준비했다. 그의 최후진술은 오늘(25일) 최소한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변론기일이 오후 2시부터인데, 남아있는 증거조사 → 국회 대리인단 최종변론(2시간) → 윤 대통령 대리인단 최종변론(2시간) → 청구인(정청래 국회 소추위원장) 최후진술(시간제한 없음) 다음이 그의 시간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참석하지 않고 최후진술도 하지 않았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은 변론은 불참했지만 최후진술은 변호인을 통해 15분 대독했다. 2025년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에 직접 참석해 최후진술을 하는 첫 사례다. 시간도 15분보다 훨씬 길 것이라는 전망에 별 이견이 없다.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다.
최후진술에 윤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할까? 혹시 내란을 인정하고 사죄를 할까? 아니면 계속 부정선거론을 주장할까? 혹시 탄핵 기각을 전제로 대통령직에 복귀해도 임기단축 개헌을 하겠다는 약속을 할까? 그럴 경우 그것이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지금은 대척점에 서 있지만, 과거 윤 대통령을 직접 겪어서 잘 알고 있는 일명 '윤잘알'들이 가장 객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전화를 돌려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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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복귀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할 것, 그 승부수가 임기단축 개헌론"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한 지금까지 변론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되, 크게 다섯 가지 방향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첫째, 비상계엄 사건을 기획하고 모의한 참여자를 확대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은폐다. 현재 주로 '중요임무종사자'만 나오는데, 내란죄에는 '모의 참여자', '지휘자', 그리고 '공동 수괴'도 있다. 이걸 덮으려는 방향으로 진술할 것이다. 이전에 했다는 "와이프도 모른다, 알면 굉장히 화낼 것 같다" 같은 발언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둘째, 계엄의 요건 같은 건 정면으로 이야기하기 힘들 것이므로, 대신 헌재의 재판관 구성이나 절차상 하자 등에 대해 선동적인 언급을 할 것이다. 셋째, 주요 증인의 신빙성을 공격해서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희석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여기에 능수능란하다.
넷째, 대통령에 복귀해도 위험성이 없다는 걸 강조할 것이다. 이게 사실 중요 키워드 중 하나다. 이 부분을 승부수로 대통령직에 복귀해도 임기단축 개헌을 해서 자발적으로 물러나겠다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거꾸로 탄핵이 인용되면 민주당과 반국가세력 집권의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건 정치적인 목적이 강하다. 지지층을 결속시켜 조기대선에서 이기려는.
그런데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 있다. 상대에 대한 호감과 신뢰는 언어적 요소보다는 비언어적 요소, 즉 음성, 음색, 태도, 표정, 동작 등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말은 길게 하겠지만, 그게 본인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