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권의 웹소설을 전자책으로 출간한 웹소설 작가다(관련 기사: 웹소설 쓰는 여자https://omn.kr/2a2cr ). 2018년 2월 8일, 처음으로 출간 제의가 들어왔던 그때를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종이 공책에 샤프로 쓰고, 반 친구들에게 보여주던 소설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블로그에 기재를 하고, 지인 몇 명이 보던 소설이었다. 결혼 후 인터넷 소설 연재처를 찾아 전편을 한꺼번에 연재해 놓고서는, 2006년 임신 후 그 존재 자체를 잊고 있던 소설이었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는 세월 동안, 서랍 속에 고이 접어 두었던 꿈같은 글이었다.
2014년 가을, 셋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야 다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글을 기재했던 블로그(파란닷컴)는 문을 닫았고, 그때 올렸던 글을 되찾을 수도 없었다. 뒤늦게 들어가 본 인터넷 소설 연재처(조아라)는 그간 꽤 많은 독자가 왔다 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래된 그 흔적을 제때 확인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 들었다. 그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들여다보았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영향력 있는 웹소설 작가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웹소설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웹소설의 세계가 낯설었지만, 적응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키보드로 작성한 글은 수기보다 속도가 빨랐고, 연재하는 방법이 간단했으며, 적은 인원이지만 불특정한 독자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나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연재처(로망띠끄)를 발견한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2018년 2월 5일, 이미 완결된 소설을 하루 한 편씩 연재하기 시작한 지 4일 만에 출간 제의를 받게 된 것이다. 4화 만에 출간 제의를 받고서 얼마나 가슴이 부풀었는지, 생각만 해도 어깨가 으쓱여진다.
이런저런 이유로 서랍에 넣어두었던 꿈을 끄집어내어 멋들어지게 이룬 것만 같았다. 비록 전자책으로 발간한 7편의 웹소설이 드라마틱하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작가'라 불리면서,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러나 첫 작품이 출간 제의를 받은 이후로는 이렇다 할 제의가 없었다. 3번째 작품이 어느 출판사의 제의를 받기는 했지만, 유명하지 않은 곳이어서 그 제의는 거절했다.
그 뒤로 7번째 책이 나올 때까지 제의에 의한 출간이 아닌, 투고에 의한 출간이 이루어졌다. 소설을 완결하고 나서 편집부에 모든 원고를 보내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정작업에 들어가는 형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