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오마이뉴스
비행기 안 타도 수도권에서 경험할 수 있는 외국, 여깁니다
2025-04-17 10:55:05
오순미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url 보내기
내가 사는 부천에선 억양이 다른 우리말이 자주 들린다.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이주한 외국인들이 많다는 의미다. 갈등이 일거나 불편한 적이 없는데도 가끔은 외국인 터전으로 바뀌는 건 아닌가 공간적 위협감이 때때로 들곤 한다.

그런 중 옛 직장 동료가 이국적인 맛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며 '안산 다문화 거리'를 추천했다. 반월공단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가 제법 유입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다문화 거리'가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였다. 나들이 겸 이색 먹거리를 경험하기에 괜찮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11일, 그곳에 남편과 함께 다녀왔다.

'다문화 특구'로 지정된 안산역 앞 원곡동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터전이다. 총 인구는 2만여 명이며 그중 1만 8천여 명이 외국인(2024년 6월 기준, 전체 인구의 89.2%)이라고 안산시청이 밝혔다. 다문화 음식거리, 외국인 조리사 고용 추천서 발급 등 여러 지원 정책으로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리는 다문화 공동체가 정착된 마을이라고 한다. ​

집을 나설 땐 이국적인 분위기에만 초첨을 두고 가볍게 출발했다. 그런데 막상 방문해 보니 행정, 법률, 통역을 위한 센터까지 두어 소통과 이해를 유도하는 모습에서 안산시에 체계적인 다문화가 정착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가올 미래엔 외국인 유입이 시대적 필수 요인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어느 도시에서든 안산의 다문화 정책이 본보기가 될 듯싶었다.

우즈베키스탄식 점심... 다양한 문자 쓰인 간판, 낯선 식재료와 향신료

도착하면 밥부터 먹어야 할 것 같아 검색 중 우즈베키스탄 식당 '사마르칸트'를 선택했다. 이상훈의 역사소설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에서 접한 동서 실크로드의 중심지 '사마르칸트'란 지명이 친숙해서 우즈베키스탄 음식이 궁금했다.

처음이라 무난하게 '소고기 볶음밥'과 '왕만두'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반찬 여러 개를 가져온 종업원이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기에 왜 선택인가 했더니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란다. 특이한 판매 방식에 감자 샐러드를 선택했지만 밑반찬이 기본인 우리와 다른 부분에서 잠시 어리둥절했다.

소고기 볶음밥은 볶은 밥 위에 감자튀김만큼 굵게 채 썬 당근 볶음이랑 소고기를 올린 음식이다. '빠에야'처럼 생쌀로 볶아 만든 듯한 식감이었다. 왕만두는 속재료가 양고기 위주다. 식탁 위에 놓인 매콤한 소스와 곁들이니 느끼하지 않았다. 음식 이름은 익숙하나 맛과 향은 동남아시아와 비슷했다.


다문화 거리엔 이미 세계 각국의 언어로 쓰인 간판과 사마르칸트를 비롯한 여러 나라 식당이 즐비했다.

전체 내용보기
주요뉴스
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로그인하시면
뉴스조회시 포인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로그인하시겠습니까?
로그인하기 그냥볼래요
맨 위로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