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을 제대로 한번 바꿔보겠다고 시작한 게 나의 정치다. 전쟁 같은 국민의 삶과 끝없는 정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시작한 반란이다." - <분노를 넘어, 김동연> 중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조기대선 출마 선언에 맞춰 자신의 삶과 정치적 비전을 담아낸 저서 <분노를 넘어, 김동연>(메디치, 2025)을 출간한다.
이 책은 그의 '흙수저' 어린 시절부터 경제부총리, 경기도지사, 그리고 대선 주자로서의 여정을 다룬 세 번째 저서로, '분노'와 '반란'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의 생애를 조명한다.
어린 시절 판잣집에서 살며 극빈층으로 성장한 경험과 학벌 차별을 극복한 이야기, 은행원 시절 야간 대학에 다니며 행정고시에 도전한 과정, 젊은 나이에 큰아들을 잃었던 아픔 등 개인적인 고난과 극복의 순간들이 담겼다.
또한, 경제부총리와 기재부 예산실장, 청와대 비서관 등 중책을 맡으며 겪은 일화, 정계 입문 후 비화와 경기도지사로서의 비전, 공직자의 책임과 국민을 위한 정책에 대한 철학 등을 기록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책 발간과 동시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개혁과 국민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만남 일화를 소개하며 정치적 소통에 대한 회고도 전달하고 있다.
"어머니, 그리고 장남의 무게"
"집이 폭삭 망했다. 빚잔치 뒤에 우리 가족은 쫓기듯이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으로 옮겼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들이 살던 곳이다. 나는 그 동네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몇 년 후 무허가 판잣집은 철거됐고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광주대단지'*(성남시의 모체)라는 곳으로 강제 이주됐다. 그곳에 우리 가족은 천막을 치고 살았다."
김동연 지사의 '첫 번째 분노'는 판잣집, 강제이주민, 이어진 천막살이의 극빈 상황 속에 상고 진학을 하게 된 그의 '환경에 대한 분노'였다.
"분노는 반항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업을 빼먹었다. 1학년 때 지각, 조퇴, 결석이 전체 수업 일수의 1/3에 가까웠다. 한번은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조퇴를 시켜달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시는데 '야구 경기를 보러 가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 치기 어린 반항심이었다. 그 시절, 1학년 때 성적은 우리 반 60명 중 45등쯤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동연 지사의 어릴 적 반항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어머니, 그리고 장남의 무게"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나이 어린 분노는 '내 틀을 깨는 첫 번째 반란'으로 진화했다. 상고를 졸업한 김 지사는 한국신탁 은행에 취업했지만, 대학을 가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야간 대학을 진학했다. 그리고 동시에 고시 공부에 매달렸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숙소에 돌아온 늦은 밤에는 고시 공부를 했다. 1인 3역이었다. 주위에서는 다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나무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