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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전기로 짓는 한국 철강사... 국내 투자는 답보 상태?
2025-04-17 10:16:47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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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물량 공세로 시름에 잠겼던 국내 철강 업계가 최근 미국의 관세 발효까지 덮치며 깊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무역 상대국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지난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했다. 과거 대미 철강 수출에 적용되던 '263만 톤 무관세' 쿼터도 사라졌다.

정부는 미국발 관세 장벽이 현실화되자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3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26% 상호관세가 발표되자 한국 정부는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을 업종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월, 산업부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산 후판에 최대 38%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를 내리는 등 통상 대책에 역량을 쏟아왔다.

철강재뿐 아니라 이번 달 3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도 공식 발효됐다. 미국은 국내 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인 만큼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 판매한 차량은 총 184만 대였다.


이른바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3월 25일 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를 투자해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가 이 사업에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양대 철강사가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해 관세 장벽을 나란히 돌파하려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중고에 빠진 국내 철강 산업... 체질 개선 불가피

국내 철강사의 미국 현지 투자 소식은 국내 제철소의 폐쇄 흐름과 극적인 대비를 나타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산 저가재 수입 증가로 이중고에 빠진 국내 철강 산업은 제철소 설비 중단과 폐쇄에 직면했다.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45년 넘게 가동한 1선재공장이 11월 폐쇄됐다. 현대제철도 가동률이 떨어진 포항2공장을 지난해 말 축소 가동하기로 했고, 올해 미국 투자 발표 직후인 4월 한 달간 인천공장의 철근 제품 생산라인을 운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설비 대부분은 국내에 집중되어 있다. 다만 해외 투자와 설비 이전이 확대된다면 국내 철강 산업이 공동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국가 기간 산업인 철강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은 불가피하다. 방향은 명확하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으로의 전환이다. 산업부 역시 "국가 기간 산업인 철강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확보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 과잉,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고 고부가·저탄소 산업으로 도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철강의 전통적인 산업 경쟁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4위로 평가됐다. 일본, 미국, 독일 대비 경쟁력 격차가 존재하는 한편 중국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고로 관련 공정과 제품 개발 기술 역량이 높고 인적자본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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