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 발표한 25년 3월 기준 우리나라 실업률은 3.1%다. 얼핏 보면 100명 중 97명이 일하고 있다는 뜻 같다. 일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일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지인의 아들은 서른 중반이다. 이력서를 꾸준히 냈지만 몇 번의 탈락 끝에 스스로를 '불합격할 사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일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한다. 그냥 쉰다. 이런 사람을 통계에서는 '비경제활동인구'라 부른다. 실업자도, 취업자도 아니다. 그는 2월까지 집에만 있었으니 3월 고용동향에서는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됐을 것이다. 그는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고, 잠재적 구직자 중에 하나이다. 그런 사람이 사라지면 실업률은 낮아진다. 낮은 실업률은 정부 통계가 보이고 싶지 않은 수치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취업자'
통계청에서 발표한 문서를 보면 20세-39세에서 '쉬었음' 인구수는 70만명이다. 이들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실업자가 단순히 '직장을 잃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렇다. 실업자 자격을 갖추려면 아래 세 가지를 만족해야 한다.
1. 일하지 않고
2. 일을 하려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했으며
3.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일 것
일 하고 싶지 않다거나, 구직 활동을 안 하거나, 몸이 아파서 당장 일할 수 없으면 실업자 자격 박탈이다. 적극적 구직활동(active job-seeking)이란 단순히 구직광고를 보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활동을 말하지 않는다. 전화, 사업장 방문, 구인광고 응모, 원서접수 및 시험응시 등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게 없으면 그저 비경제활동인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