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입한 패션 아이템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게 바로 모자와 비니다. 모자는 일명 야구모자라고 불리는 볼캡 종류를 주로 샀다. 색깔별로 재질별로 마음에 드는 걸 산다는 게 얼추 7~8개나 모였다.
전에는 모자를 전혀 쓰지 않고 살았었다. 군대에서 썼던 군모 이후,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20년 넘도록 모자의 '모'자도 생각하지 않다가 올해 들어 갑자기 관심이 생긴 것이다. 특별히 패션에 관심이 없던 나였기에 모자에 대한 관심을 가진 건 나로서는 꽤 큰 변화다.
아무래도 안 쓰던 모자를 쓰려니 처음에는 어색했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머쓱하기도 했다. 정작 아무도 신경을 안 쓸 텐데 말이다. 그런데 용기를 내어 계속 쓰다 보니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외출할 때 90% 이상, 모자를 쓰고 나가는 편이다. 당일 착장에 따라서 색상이나 재질을 고려해서 고른다. 어울리는 모자를 잘 찾아서 쓰면 꽤 괜찮은 포인트가 되어준다. 착장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모자를 쓰는 편인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고르는데 시간이 꽤 걸릴 때도 있다.
모자의 세계에 입문할 때 생각보다 그 종류가 엄청 많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같은 볼캡이라도, 심지어 같은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상품임에도 디자인과 핏이 다 제각각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자를 써야 하는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