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중국 유학하다 왔다고 한 정가람(26)씨는 발언 도중에 다소 울먹이기도 했다. 정씨는 "고백하자면 저는 몇년 전까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던 한 청년이었다"라며 "투표는 했으나 신문의 정치면을 그냥 무심히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2년 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저는 매일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했고, 살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제가 당시 중국에서 유학 중하던 유학생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선거 유세 때부터 중국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고, 며칠 전 있던 대국민 담화에서도 중국 간첩이 있다는 둥 근거 없는 소리를 해댔다. 그 가벼운 말의 영향은 고스란히 재외국민과 유학생들에게 돌아왔다"라고 했다.
정씨는 "저는 중국에 있을 당시 대통령의 한 마디로 환율이 치솟아 학비가 올랐고, 현지인들이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을 직접 목격하였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당장 내일의 체류 비자 발급을 걱정해야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저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22대 국회의원 투표를 하겠다고 상하이 대사관의 재외국민 투표소를 차로 왕복 13시간, 600km를 달려 갔다 왔다"라며 "그러나 저뿐만이 아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수많은 재외국민들은 오직 투표를 위해,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저보다 더 먼 거리를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은 해외에서도 이렇게 먼 거리를 달려가 투표를 하는데, 투표하라 내놓은 국민의 힘 의원들은, 양심이 있다면 앞으로 투표 해달라 문자 보내지 마셔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비상계엄령 상황을 언급한 정씨는 "이번 비상계엄 소식 역시 중국에서 들었다. 처음 들었을 땐 당연히 가짜뉴스라고 생각했으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하나둘 연락을 받고, 그제서야 뉴스와 기사를 다시 찾아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라고 했다.
그는 "외국에서 나라가 망가져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던 저는 정말 무력하고 절망스러웠다. 친구들이 저녁마다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며 나만 혼자 편하게 있는 것 같다는 죄책감과 미안함과 눈물이 났다"라며 "옆에서 저를 지켜보던 외국인 친구들이 저를 위로한다고 말버릇처럼 말했다. 이거 다 별일 아니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이거 별일 맞다고, 알려주고자 곧장 한국으로 돌아와 매일 집회에 참석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