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요가원에서 선생님을 구해요!
화 오후 7시 반 소도구 요가, 8시 40분 하타
목 오후 7시 반 매트 필라테스, 8시 40분 인요가
회원님들이 너무 좋으셔서 함께 오래 같이 하실 선생님 구해요!
010-****-**** 연락주세요^^
요가 강사 구인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하다가 발견한 공고문이었다. 내가 현재 일하는 요가원과 위치와 프로그램이 똑같아서, 혹시나 해 적혀있는 핸드폰 번호를 연락처에서 검색해봤다. 요가원 원장의 번호가 떴다. 나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내가 일하는 타임에 채용공고를 올린 것이다. 너무 황당해 당장 그에게 연락했다.
그의 요지는 '요가원 운영이 어려운데 뭘 바꿔야 할지 모르겠기에, 일단 선생님이라도 바꿔보려고 했다. 미리 말해야 했는데, 나도 운영이 처음이라서 미숙했다. 미안하다'였다. 속상하고 기분이 상했다.
그와 나 사이에는 근로계약서도, 심지어 프리랜서 계약서도 없었다. 그러니까 서면으로 그와의 계약 관계를 증명할 길은 없었다. 구두로 '오래 일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원할 때까지 계속 일해도 좋다든가, 정해진 계약 기간이 있다든가 하는 내용도 정한 바가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간당 3만 원을 받는 관계. 그와 나는 딱 이 정도 계약 조건만 정해진 관계였다. 사과를 받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통보 없이 해고되고 노예 계약서 제안받고
당장 돈을 벌어야 해서 화목 저녁에 필라테스 센터로 새로운 일을 구했다. 면접은 센터 대표(로 추정되는 사람)와 보고, 근로조건에 대한 설명은 홍보 대행사 직원이 따로 해주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센터였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지 않은 곳이었다. 망할까 봐 무서웠다. 아니, 센터가 망해서 내가 일한 돈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대표의 개인정보와 최소한의 근로조건이라도 증명하자는 마음으로 대표에게 계약서를 쓰자고 연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