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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은 대체 왜 이러나요?
2024-12-25 19:47:26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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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몰표를 던져 당선시킨 대통령이 느닷없이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탄핵이 되고 파면될 위기인데, 정말 답이 없는 동네네요."

연이은 황당한 뉴스에 지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난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자주 경험하다 보니 무뎌진 탓이다. 역사 교사로서, 손가락질하고 한탄하기보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무겁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대구와 경북으로 답사갈 궁리뿐이다.

가수 이승환의 성탄절 구미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미시는 안전상 이유를 댔지만, 이승환은 정치적 발언을 삼가라는 서약 요구를 거절한 게 진짜 이유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가 탄핵 집회 때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을 능멸한 '죄'다. 정치적 소신에 따른 그의 '커밍아웃'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닐뿐더러 온 국민이 한목소리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는 마당에 구미시의 대응은 분노하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구미에서 내쳐진 이승환을 모셔 오기 위한 경쟁이 불붙었다.

가수 이승환조차 '반국가 세력'으로 여기고, 박정희를 스스럼없이 신처럼 떠받드는 대구, 경북 지역의 집단 정서는 분명 퇴행적이다. 소수의 목소리는 언제나 강자에 의해 억눌려지고 일방적인 찬양과 폄훼만 난무한다.

여느 지역의 답사 후기라면, 글을 시작하기 전에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다'는 전제를 무조건 달지만, 솔직히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답사 중에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숱하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지역적 편견이 거의 없는 아이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특히 이번에 가수 이승환이 봉변을 당한 구미는 역사 동아리 아이들과 즐겨 찾는 곳이다. 구미를 단지 박정희의 고향으로만 기억하는 건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꼴이다. 단언컨대, 한정된 시공간에서 시대를 초월한 다채로운 역사를 공부하는 데는 구미만 한 데가 전국에 드물다. 이른바 '가성비 갑'인 답사지인 셈이다.

박정희에 가려진 대구·경북... "참담하다"는 아이들

구미는 목은 이색과 포은 정몽주와 함께 고려말 충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야은 길재의 고향이다. 고려가 멸망하자 고향으로 낙향해 두문불출하며 여생을 보낸 곳으로, 낙동강 변에 그를 배향하는 금오서원이 세워져 있다. 그의 충절을 기리고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헐리지 않은 전국 47곳의 서원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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